[일상] 철 드는 중입니다. 에효.
# 여섯번째 소개팅에 나가서 나는 또 똑같은 짓을 하고 왔다.
...내가 얼마나 혼자 잘 지내냐면요.....?
....나는 충분히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에요....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상처를 잘 받냐면요..?...
......내가 외로움이 많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내게 그랬다.
"4차원....말로만 들었는데, 오늘 구경하네요. 참 특이한 사람이에요. XX씨는.."
안다. 그 말의 의미를.
"아직 결혼을 할 준비가 안되셨군요. 좀 더 철이 드셔야 할 것 같아요...."
라는 말을 돌려서 한 거라는 걸.....안다.
구리시 코스모스축제~
# 사랑한다는건. 무엇일까?
인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도박과도 같은 그 결심으로 성큼 성큼 발을 내딪는 사람들의 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정말 행복을 믿는 것일까?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을 나는 모른다. 라고 말해야만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작가의 말 중 (김연수 @ 2009)
오늘 만난 친구는 그러니까.
이해받고 싶은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해 상처받은 거였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내 친구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닐거다. 다만 자신의 방식의 사랑일뿐.
김연수가 말하는 사랑은. 나의 일방적 사랑이 아닌, 관계에 기반한,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노력이 자신의 삶을 뒤흔다 하더라도 기꺼이 그렇게 노력하는 그런 걸 이해하는 것일게다.
하지만, 설령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삶과 가치관과 편견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래서, 세상엔 아직도 수많은 상처들이 사람들의 인생에 들러붙어 있고. 그 에너지를 기반으로
문학이며, 예술이 탄생하는 거겠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잘도 떠들어댔었다.
"그건. 아마 이런걸꺼야. 그러니까 넌 이런거고. 그래서 난 널 이해해. 어때?'
"근데 넌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거니? 거봐. 니가 말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거야..."
돌아온건 잘난척에 대한 대가?. 길고 깊은 상처.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때의 나는 그저 내 입장에서의 사랑밖에 할 줄 몰랐던거 같다.
내가 너를 사랑해. 그러니까 난 이만큼 너를 사랑한다고.
좀 더 나가자면, 타인을 사랑하는 나를 더욱 사랑했던 시간들?
우습게도 나는 그 사랑이 끝나고 나에게 이제 더이상의 사랑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상처받은 나를 돌볼 여유가 나는 없었고, 이런식으로 살다가는 내 인생이 송두리째 날라가버릴 것만 같았다.
결국 상처받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외롭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분분투했던 시간들.
얼마나 많은 관계들을 차단하고, 밀어내고 못 본척 했던가...
방어벽을 치고. 그 안에서 유유자적 안정적인 시간들로 잘 마무리한 나의 20대....
이제와서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겁먹은 모습으로 살 수는 없겠단 생각이 요즘 든다.
무엇보단 난 타고나길 사람들을 좋아하고, 관계맺는걸 좋아하니까. 훗
음. 그만 숨고 싶다.
스무살 때 처럼. 거침없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상처를 받더라도, 아프더라도. 그래서 내가 휘청거리더라도
이제는 그것조차도 내 삶으로 받아들일 만큼은 내가 자랐다고 믿는다. 아니..믿고 싶다........ㅠㅠ
자..홍냥....낼까지만 혼자 잘 놀고...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