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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홍냥방랑기

[공연]언니네이발관 '가장 보통의 투어 in 고양(산들산들)'

 

멋지게 마련된 무대


 

언니네이발관 '가장 보통의 투어 in 고양(산들산들)'
5월 2일 토요일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


★. 사전 게스트 공연

                                 

 

 -세렝게티
  01. 위가 없어 + Street Life
  02. Afro Afro
  03. Come on

약간 아프리카 풍의 음악이다. 신나고ㅡ 신나고-신나고
민트페스티벌에서 처음 접하고ㅡ
이승환의 착하게 살자에서 반가워하고-
언니에 이발관 콘서트에서 익숙해진 그룹.

야외 콘서트의 처음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노래들이었다.
이 순서 역시 석원님의 센스이실까? ^^

 



 

 - 노리플라이(no reply)
  01. 고백하는 날
  02. 오래전 그 멜로디
  03. 시야

한 명은 건반치고ㅡ 한명은 기타치고.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한 친구들같다. 약간 긴장한 듯한 모습도 좋았다.

 

 


 

 - 굴소년단(Oyster Boys)
  01. 푸훗 (언니네이발관 커버)
  02. I Must Love
  03. 초록빛의 방
  04. M83

와우. 얼마전에 네이버에서 이주의 추천음반으로 되어있길래 한 두번 앨범을 들어봤었다.
음악만 들을 땐, 음 보컬의 목소리가 특이하군.  어쩐지 자기 색깔이 뚜렷한 귀여운 이들일거 같아.라고. 생각 했었다.  그래서 사전게스트로 나온다기에 살짝 기대하고 있었는데...

일단 비쥬얼은 안습. 그저 동네 친구들이 신나게 음악하는 것 같은 그런 옷차림(?).
약간 실망할 뻔도 했는데....보컬과 드럼의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와 행동들을 보면서 오히려
더 좋아졌다.  친구들같은 익숙함. ㅋ 아이돌을 비웃으면서. 아이돌처럼 비쥬얼하지 못하다고
실망하려고 한 나는 뭐냐 ㅡㅡ;;;;  이제 막 삶의 기쁨을 찾은 듯한 설레임 가득 묻어나는 밴드.
앞으로 지켜보고 싶은 그들이다.

그래도 건반하는 분의 비쥬얼은 너무 이기적이다. ㅋㅋ

 

 

 

 - 메이트(Mate)
  01. Come back to me
  02. 너에게 기대
  03. 그리워
  04. 하늘을 날아

굴 소년단이 비주얼에 대한 실망감을 가득 안겨주었다면, 이들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룹이었다. 보컬의 뽕가득한 상의를 제외하고는 거슬리는게 하나도 없는 그룹, 약간 일본삘의 전반적인 외모.
날카로운 턱선과 섬세한 터치를 자랑하는 드럼의 자태. 이미 난 실력이 좋다구요. 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기타. 그리고 보컬의 건방짐과 건방져도 되는 노래실력, (미안 베이스..넌 잘 기억이 안나....ㅋ)

오늘 회사에서 본의아니게 하루 종일 이들의 음악을 들었는데 이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들으니
므흣했다...ㅋ


 

- 짙은
  01. Secret
  02. 나비섬
  03. 괜찮아

마지막 게스트 짙은. 그룹인데 한명이 군대엘 갔단다. 그래서 혼자지만 그룹이라고 우기던 ㅡㅡ;;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좋았으나. 좀 지나치게 서정적인 듯한. 그리고 약간 송창식 아저씨가 생각나는 삘이었다.

 

 이로서 두시간에 걸친 사전 공연은 끝내고, 한시간의 기다림 끝에
19시 부터 언니네 이발관의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노란 드럼이 드러나고, 무대에 정수기가 설치되고, 일렉과 베이스 등등이 쫘악 설치되고
날은 서늘해지고, 사실 약간 춥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편안한 행복을 느꼈던듯..

내가 언니네 이발관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한게 5집부터였고, 그 다음에 1집부터 복습을 시작했고...
작년 GMF 에서 별 다른 이야기 없이 5집을  순서대로 불러주는 이발관을 보고 반해버렸다...

그런 그들의 콘서트. 짜잔..


 

 

유정균, 세렝게티 리더이면서 언니네이발관의 베이스 세션. 같은 분인데...느낌이 달랐던...

오. 우리의 드러머 전대정

마흔을 코앞에 둔 석원님..ㅋ

귀염둥이 이능룡군.

가슴 설레이는 장면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몇장 못건졌다. (사실 이것도 안되는 건데...ㅋ)

까만 양복을 입고 말없이 노래만 부르던 GMF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역시 나와바리의 차이인가?
시종일관 무대를 휘젖고 다니면서 만담을 즐기며 노래를 불러주던 석원님.
건장한 팔로, 가볍게 스틱을 내리치던 대정님.
그리고 그리고 꺄아아아악. 수줍은 미소로 강하게 줄을 튕기던 능룡님..

다음번에 솔로를 듣고 싶어효오오오오..

처음엔 추워서 살짝 떨기까지 하면서 공연을 봤었는데.
무대에 뛰어나가 앞에서 공연을 볼 땐, 추운줄 도 몰랐다.

콘서트 중에 석원님이 건반을 쳐준 지현님에게 이런 말을 했다.

"20대에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어놔... 더 나이를 먹으면..
 그 감수성으로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어...절대로.."

이런거였을까?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뒤늦게 20대에 겪고,
방황하고, 방황하고 또 방황하고, 
그저 시간을 소모해버린 것만 같은 그 시간들을 지나
이젠 좀 냉정해져다고, 이젠 좀  지낼만해졌다고
참 장하다고 나를 칭찬해주면서....마음 한 켠이 허전했던게. 이런 이유였을까?

아. 그 때 그 시절의 그런 방황 또한 삶의 일부였구나.
그렇게 벗어나고 싶어했던 그 시간들이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것이구나.싶은. 생각을 했다.

다시 20살이 될래? 라고 물으면
나는 아마 아니. 라고 대답할거 같다.
하지만. 대신. 내 20대도, 나름 괜찮았어.
이젠 다음 10년을 괜찮게 살아볼꺼야. 라고. 덧붙여서...
좀 허전하더라도. ㅎ

30대의 시간도, 40대가 되어선 20대만큼 소중한 과거일테니까~

 

* 언니네이발관
01. 솔직할 수 있도록 (들국화 트리뷰트 수록곡)
02. 쥐는 너야
03. 2002년의 시간들
04. Concept (Teenage Fanclub 커버)
05. 팬클럽
06. 100년 동안의 진심
07. 가장 보통의 존재
08. 알리바이
09. 태양 없이
10. 뜸드뜸드 (우리동네사람들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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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봄이 오네
12. 인생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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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불우스타
14. Blues Jam
15. 의외의 사실
16. 나는
17. 지금의 내 나이 (우리동네사람들 커버)
18. 작은 마음
19. 순수함이라곤 없는 정
20. 우스운 오후
21. 깊은 한숨
22. 인생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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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24. 아름다운 것
25. 산들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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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Traveling Boy (Art Garfunkel 커버)
27. 무지개 (조규찬 커버)

* 6~17번 acoustic set
* 11, 12번 임주연 피아노+노래
* 14번 즉흥연주
* 17번 관객 사이에서 연주
* 21번 댄스버전
* 25번 비누방울 효과
* 26번 이능룡 노래(1절만)

member
이석원 - 보컬, 기타
이능룡 - 기타, 보컬
전대정 - 드럼, 보컬
유정균 - 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임주연 - 피아노, 키보드, 보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