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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잡다감상문

[독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 8점
전민식 지음/은행나무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기대어 내 삶을 계획할 수 밖에 없다면?

주인공 임도랑은 한 때 잘나가던 컨설턴트 였다. 그러나 사랑인 줄 알았던 산업스파이 진주에게 주요 정보를 내주고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다. 자기 잘난 맛에 살던 그는 이제 하루하루 생계조차도 어려운 상황이 된다.

주중에는 갈비집에서 불판을 닦고, 주말엔 역할 대행 일을 하며  그렇고 그런 일상을 살고 있다.
굳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겠다는 욕망도 없이, 그렇다고 인정이나 적응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어쩌면 그도 어리둥절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며, 거액의 보상을 받게 된다.
부자집의 워낙 소중한 개라, 그의 밑바닥 생활을 다시 원상태로 복귀시켜 놓을 만한 보상을 준다.
(오피스텔. 자가용.)

그는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통해. 잊고 있던 예전에 다시 적응해간다.
그러면서 과거 찌질했던(?) 시간 속에서 만났다, 삼손이나 미향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의 세계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서서히 하지만....ㅁ

개가 실종되고 난 후, 그의 생활을 다시 밑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책에 너무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 많은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변화가 안타까웠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조건. - 라마를 산책시키는 직장. 에 기대어, 삶의 의미, 본질 등에 대한 고민은 망각한 채
그저 가볍게 소비형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도랑의 태도에, 나의 일상이 오버랩 되면서 괜히 감정이입했던 거 같다.

월급.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회사를 나가라 하면. 나는 그대로 생산 능력을 잃어버리고.
아예처음부터 새로운 일을 배우거나. 아니면 몸 값을 낮추어 가는 수밖에 없을것이다.
근데 나는 그 월급 받는 만큼 중산층이라도 된 양 마구 마구 돈을 써대고 있으니....
'이정도는 써도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보다
'이렇게 사면 내가 좀 더 보람 있고 의미있게 사는 건 아닌가?' 라는 고민이 더 필요한게 삶이 아닐까?

 

 

http://neopaper.tistory.com2012-04-23T15:33:060.3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