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우리가 지유가오카 역에서 내린 시각은 이미 6시 30분...
많은 상점들은 문을 닫고, 어둡고.....게다가 서둘러 나오느라 지도도 안가지고 나오고...
가려고 찍어놨던 상점들과 디저트 가게는 어디있는지 열었는지 닫았는지도 모르겠고.....흐엉흐엉.
하지만 어차피 목적이 있는 여행이 아니었던바 그냥 정처없이 떠돌기로 했다.
운좋게! 여행책에서 보고 가보고 싶었던 Frogs 를 단숨에 발견했다.
이 곳은 개구리 캐릭터라는 주제로 만든 모든 것이 모여있는 곳이다. 인형. 신발. 엽서.....
꺄.꺄. 귀여워. 가와이~ 를 연발해가며 흥분하던 첫번째 가게....^_______________________^
이미 어두어진 다음에, 지도도 없이 돌아다인 덕분에 어디가 어딘지 지금도 모르겠다.
책에서 봤던 깜찍한 물건들이 많은 가게는 그냥 책 속에만 있는건지...
하지만 작은 선술집들. 다닥다닥붙은 좁은 가게. 가게를 알리는 불빛. 간판.
비슷한듯 다른 느낌의 거리.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기. 그 자체가 그저 좋았다.
'앗. 찾았어요.....하하하핫'
에비스를 가기 위해 다시 전철을 타러 가는 길 우리의 초식남 급흥분하여 어딘가를 가르킨다.
'Sweet Forest' 발견!
유명한 파티시에들이 만들어낸 맛있는 디저트를 골라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 형식의 디저트 테마파크...
우리가 발견한 시간은 7시 50분...가게가 문닫는 시간은 8시...
앉아서 먹을 수는 없었고. 아쉬운대로 푸딩과 케잌 한조각을 일단 포장해서 나왔다...
뭐. 언제든 먹겠지....라고 생각하면서 ㅋ
이번 여행 내내 우리를 따라다닌 징크스(?) 하나.
죽도록 찾을 때는 절대 보이지 않고. 찾기를 포기한 순간 우리 눈 앞에 나타난다.
우리가 준비한 여행정보에 의하면...에비스는 볼 거리가 정말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8시 30분이 넘은 시각.....
일단 가장 유명하다는 가든 플레이스로 향했다.
에비스역 동쪽 출구에서 스카이 워크를 걸어 나오면 있다는 그곳....
야경은 멋있었으나....'금강산도 식후경....'
배가 고픈 두명의 건어물녀와 초식남은 난 앞에 보이는 삿뽀르 비어 스테이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영어가 통하지 않은 종업원에게 메뉴판을 찍어가며 겨우 겨우 주문을 하고.....
그렇게 안주와 맥주를 저녁삼아 첫날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여행의 첫날.
홍냥은 좀체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무지하게 촌스럽게 모든 곳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감탄사와 아는 일본어를 다 외쳐댔다... '가와이~' '오이시'....
갑자기 ....나이 서른에 첫 자유여행이라니....라고 생각하니 잠깐 우울해질뻔도 했으나...
그래도 나이 좀 먹었다고 정신을 차린건지....그딴 감정에 이 소~중한 시간을 빼았길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로 정줄을 잡을 수 있었다....
아니 사실 별로 결연한 의지가 필요했던건 아니었다...
낯선 공기. 시원한 바람. 맛있는 맥주. 그리고 좋은 사람들......
이보다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