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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일상다반사

[일상] 요리사 홍

나는 막 서른 세살이 된, 그러나 아직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뇨자다.
회사 다닌다는 핑계로 집에서 밥을 먹는 건 일주일에 한끼 될까 말까?
거의 대부분을 시간을 회사나 집 앞의 단골 맥주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따라서 요리를 할 시간따위가 있을리 없다.

지난 1년의 무관심에 대한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엄마에게 전하며
한상 차림을 계획한 홍냥. 만들기 쉽고, 재료 구하기 쉬우며. 그럴듯한 요리를 찾은 결과다



[찹스테이크]

준비물

스테이크용 등심 ( 호주산을 샀는데, 한우였으면 더 맛있었을 듯 )

파프리카 / 양파 / 브로콜리 / 새송이 버섯

소스 ( 스테이크 소스 / 돈까스 소스 / 케찹 / 올리고당 / 소금 / 후추 )
마늘


작업 
1) 등심을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해준다.
2) 야채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재료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냉장고를 열어 아무 야채나 잘라 써도 상관없어보임 
3) 소스 만들기 
   여러 레시피를 참조 하여 적당히 만들었다. 다음 세가지는 인터넷에서 찾은 것들.    

소스1 )

스테이크 소스 4스푼 / 돈까스소스 2스푼 / 케찹 3스푼 / 올리고당 1스푼 / 설텅 1/3스푼

소스2)

케찹 3스푼/ 굴소스 2스푼/ 소금/ 후추 / 올리고당 / 스테이크 소스 2스푼

소스3)

스테이크 소스 5/ 케찹, 머스터드. 바비큐소스 

  나는 2번 방법을 사용했지만 굴소스는 넣지 않았다. 평소에 잘 먹지도 않는 스테이크 소스를 사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굴소스까지 사긴 싫었고,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올리고당도 집에서 먹는 물엿을 말한다. 물엿이 있으면 물엿을 넣어도 되고, 매실액기스나 엿 등 비슷한 다른 것으로
  대체해도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다.

4)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편썰기한 마늘을 볶는다.
5) 다음 고기를 넣고 센불에 볶는다. 센불에서 볶아야 겉면이 빠르게 익어 육즙의 방출(?) 을 막을수 있단다.
6) 썰어놓은 야채를 넣고 같이 볶다가, 고기가 익으면 만들어 놓은 소스를 넣고 1분정도 더 볶으면 끝.

요리사의 감상

냉장고에 구워먹기 애매하고, 그렇다고 딱히 쓸데 없는 고기가 조금 있다면, 냉장고에 있는 다른 야채들과 함께 볶아서
먹으면 될 것 같다.  소스가 없다면, 소금과 후추로만  깔끔하게 간을 해도 좋을 듯하고, 간장장을 만들어서 볶아 먹어도 맛있을 듯하다.



[연어스테이크]

준비물

스테이크용으로 썰어진 연어 300G
소스 ( 삶은 계란 양파 오이피클 파슬리가루 마요네즈 레몬즙 소금 ) => 타르타르 소스 한병이면 다 해결 됨
소금/ 후추 / 밀가루 /  버터 / 마늘 / ( 레몬즙/ 파슬리 가루....있으면 좋았을텐데...)
함께 먹을 야채 아무거나.

작업

 

1) 연어에 올리브유 한큰술. 소금. 후추를 조금씩 뿌린 다음 냉장고에 30분정도 보관해준다.

   ( 레몬을 가늘게 썰어 올려 놓으라고 했는데. 장보다가 레몬 사는 걸 깜빡해서 그냥 했다. 그럭저럭...)

2) 연어 스테이크 소스도 야심차게 만들어볼까 했으나.  계란삶기도 귀찮고, 먹지도 않을 파슬리 가루 따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생선까스 소스를 샀다. 이번에 이름도 처음 알았는데 타르타르 라는 이름의 소스다.

3) 숙성된 연어를 밀가루에 뭍혀서 한번 굽는다.

4) 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후,  ( 원래는 레몬즙. 후추. 소금. 파슬리 가루를 넣고 끓인 다음...이라고 했으나..)

   후추, 소금, 다진 마늘을 넣고 끓인 다음, 밀가루를 입혀 구운 연어를 한번 더 구워준다.

5) 접시에 연어와 손질해 놓은 야채를 놓고, 타르 타르 소스 뿌리면 끝.

 

 요리사의 소감

언젠가 한강유람선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맛도 드럽게 없는 연어 스테이크를 먹은 후 ( 녹지도 않은 연어를 주다니! 지금 생각하면 분명 요리사의 휴가날이었을거다.) 한번쯤 직접 해보고 싶은 음식이었다. 그동안은 슬라이스 연어를 사다가 샐러드에만 넣어 먹었는데..앞으로 연어는 이 방식으로 먹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밀가루에 한번 입히는 작업은 뭐 굳이 안해도 상관 없을 거 같다.왜냐하면...내가 밀가루를 거의 안 입힌 결과

사실 밀가루의 흔적 따위는 찾아 볼 수도 없었으니깐. 그냥 숙성시킨 연어를  버터에 한번 구워서 내어놓는 것만으로도 맛있을 듯 하다. 근데 레몬즙은  있었던게 좋았을 거 같다. 

 

 

 

[간장 스파게티 샐러드]

 

준비물


닭가슴살  /스파게티 면 / 야채

소스재료 ( 간장 / 식초 / 올리고당 / 올리브유 / 다진마늘 / 참기름 / 후추 )

그밖에 아무거나... ( 잣/ 호두./ 땅콩/ 올리브...아무거나...)

 

작업

 

1) 닭가슴살은 통조림을 샀다.

2) 사진의 스파게티 면은 FUSILLI 라는 거다. 얼마전에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면서 샀던 건데 아무래도 그냥 두면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릴 것 같아서, 이 면을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기로 한 것이었다.

 

   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스파게티 면은 물이 팔팔 끓을 때, 소금을 조금 넣고 면을 넣은 후, 스파게티 봉지에 적힌

   시간만큼 삶으면 된다. 면마다 삶은 시간이 다르니깐 꼭 봉지의 시간을 참조하는게 좋다고 한다. 이건 12분..

 

3) 야채를 씻어서 정리한다. 나는 양상추와  몇가지 쌈종류를 사용하기로 했다.

4) 소스를 만든다.  ( 간장 2술 / 식초 1술 / 올리고당 1술 / 올리브유 한술 / 다진마늘 1술 / 참기름 한술 / 후추 약간)

   소스 만들고 나서 생각한 건데 그냥  시중에서 파는 오리엔탈 드레싱 사다 먹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맛도 비슷하다.  물론 소스는 사다 놓고 유통기한 지나서 안먹으면 아깝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편하니깐. ㅋ
5) 볼에  야채를 담고, 스파게티면과 닭가슴살을 올리고 소스를 뿌리면 끝!

요리사의 소감

사실 샐러드야 요리랄 것도 없다. 그냥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하나의 그릇에 담고
소스를 뿌려 먹을 뿐.  오늘 장보면서, 올리브 산 걸 곁들여 보았다. 그랬더니 좀 있어 보인다.ㅋ



언니가 해온 김밥과 유뷰초밥.
엄마가 만들어준 잡채와 미역국
내가 만든 찹스테이크와 연어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차리고 나니, 호텔 부폐식당이 부럽지 않은
근사한 상차림이 되었다.

곧 있을 언니의 생일도 축하할 겸,
연말도 함께 마무리 할 겸.
준비한 요리였는데
다행히도 맛있었다.


2011년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이제 2012년.
홍냥은 서른 세살이 되었고.
의도하지 않게.
나는 어쩐지 작년 한해 동안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되었다.

덜 눈치보고,
덜 미안해하고.
덜 생각하고.
( 대신 더 먹었던? )

내가 기대하는 서른 세살은.
인생에 감사할 줄 알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줄 알고.,
기쁜 일에 기뻐할 줄 알고
슬픈 일에 슬퍼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나를 속이지 않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