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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일상다반사

귀찮음.

다시 심리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겹다.
심리학 책은 방법을 안내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너 이렇지?  너 아마 이럴꺼야? 그건 이런거란다. 라고 말할 뿐.,
어찌 보면 놀리는거 같아서 슬슬 약오르기까지 한다.
그저 나의 숨겨진 분노만 부채질 할 뿐이다.

괜히 시작한거 같단 생각이 든다.
그냥 지금처럼 잘 묻고. 잘 숨기고 살껄.
조그만 더 노력하면 잘 숨길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만 든다.

무언가 지프라기를 잡는 심정.

여행을 하는 이유는. 기분 전환도 있지만.
다른 문화를 접해보고. 발상의 전환. 사고의 전환을 얻고자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인도 사람들은 손으로 밥을 먹고
서양에서는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서 먹는 것처럼.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치고.. 아니면 나의 장점을 인식하고 좋아라하고? 뭐 여튼.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계속 물어볼 수 밖에 없다.
너는 왜 그래? 너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나는 이게 궁금한데 너는 왜 안궁금하지? 등등등
아무리 질문을 해대도 끝이 안나는 거다.
마치 세상을 처음 접한 세 살난 꼬마아이처럼.
나는 상대방의 모든 것이 궁금할 뿐이다.

근데 생각만 해도 이런 내가 피곤하다.
나도 내가 이렇게 피곤한데 상대방은 얼마나 피곤할까?
....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고 나면
나는 또 의기소침해지고  갑자기 모든 것이 아득해지면서
도망가고 싶어진다.

게다가
'도대체 너는 왜 그래?'
'너도 문제점이 뭔 줄 알잖아? 그럼 고쳐' 라고  말을 듣고 나면 더더욱 할말이 없어진다.
하지만. 정말 나도 미치겠다.
하지만 나한테 이게 너무 당연한거고. 이거 말고는 다른 거를 모르겠다.

대단한 방어기제 나셨다.
나도 이따위 생각안하고 좀 더 큰 그림을 보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생산적으로 살고 싶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암흑 속이다.
그리고 희미한 빛 줄기가 점점 사라지려고 한다.
하지만 안간힘을 써서 붙잡으면 안된다.
차라리 눈을 감고 명상을 하자.  같은 일을 반복하면 안된다.
죄책감에서 벗어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