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막./잡다감상문

[독서] 눈먼자들의 도시 / 눈뜬자들의 도시

 

주제 사마라구
해냄출판사

줄거기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

눈먼자들의 도시 :  어느날 갑자기 사람들이 이유없이 하나 둘씩 눈이 멀기 시작한다. 먼저 눈이 멀었던 사람들은 정신병원으로 사용되기로 하고 지어졌던 건물에 감금된다. 그리고 그 안에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염치나 도덕 등이 사실은 얼마나 그 기반이 약한지, 그리고 숨을공간(즉, 나라는 존재가 인식되지 않을수 있는 조건-> 모두 눈이 먼 상태) 이 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급속도로 이기적으로 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허상을 꽤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리고 결국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어, 그 정신병원을 지킬 군이조차 없어지고, 사람들은 제한된 지옥(즉, 제한된 장소인 정신병원) 에서 벗어나 절대적 지옥으로 나가게 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도둑질을 하고, 날 것을 생으로 먹고, 그저 생존 그 자체만으로 만족할 뿐.

그러나 작가는 정신병원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공동체 의식을 통해 그나마 인간다운 삶을 유지함을 보여준다.
물론, 단 한명 눈이 멀지 않은 의사부인의 절대적인 희생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그러다 갑자기 한 두 사람이 눈을 뜨게 되고, 이야기는 그렇게 끝난다.

인간의 허상에 대한 집요한 소설이다.

눈뜬자들의 도시 :   어느 도시에서 선거가 치뤄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투표를 하지만, 투표 결과는 경악스럽다. 백지투표. 정부는 몇번이나 재 투표를 시행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딱히 국가전복세력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정부는 도시 사람들을 벌주기(?) 위해  도시 밖으로 정부를 옮긴다.도시사람들을 무정부 상태로 둠으로서 혼란을 유도하고, 정부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명예롭게 다시 도시로 입성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도시에 별다른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부가 없음에도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적당히 살아간다. 몸이 달아오른 정부는 결국 백지투표의 주모자를 찾아내려고 혈안이 된다. 아니 차라리 만들려고 가 맞는 말이겠다.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정부에 편지를 보낸다. "4년전 도시 사람들이 전체가 눈이 멀었을 때, 단 한여자만 눈이 멀지 않았어요. 지금의 현상이 그 때와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요. 참고로 그 여자는 살인을 했죠" ... 정부는 그 여자를 백지투표의 주동자로 만들고자 한다. 경찰을 보내 사건을 조작해보려고 하지만. 조사할 수록 그 여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결론만 이르게 된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조작된 정보를 언론에 공포한다. 조사했던 경찰은 이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정부의 조작된 정보를 싣지 않았던 신문에, 사건의 전모를 밝힌다. 정부에서는 그 신문을 다 회수하지만ㅡ 이미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신문기사를 모두 돌려보았다. 그리고 정부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

정부는 결국 그 경찰과 4년전 눈이 멀지 않았던 여자를 죽여버린다.

인간이 만든 제도의 허울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

포르투칼 작가라는데 문체가 참 신선하다. 누군가 옆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중얼거리는듯한.
눈먼 자들의 도시 보다 눈뜬 자들의 도시를 더 인상깊게 읽었다.
지금의 상황과 유사해서? 
그러고 보면 , 인간이 만든 제도는 탄생이후, 그 자체로 생존하고자 한다. 아무리 공공의 선을 위해 만든 조직이라 할지라도, 그 조직을 움직일 힘을 가진 사람들의 이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재정학에서 배웠던 수많은 이론들이 (ㅠㅠ 생각이 잘 안난다.) 괜히 생겨난건 아닐께다.
지금의 정부가 종부세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서민들에게 유가환급금 같은 푼돈이나 던져주면서
비정규직이나 20대 백수 문제 같은건 신경도 안쓰려고 하고, 오히려 그나마 안정적인 의료보험이나 흔들려고 하고
연금 가져다가 홀라당 까먹기나 하고.

딱히 MB 정부의 실정만은 아닐게다. 단지, 세계경기가 너무 안좋고, 유난히 무능하고, 낯짝두꺼운 정부라는 차이일뿐, 다른 정권도 다르진 않았다.

결국, 작은정부, 큰정부 이런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제도를 이용하고, 삶을 살아가느냐의 문제인게다.
공무원이 청렴결백하고, 머슴의식으로 살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돈 많으면 장땡인, 자본주의적 사고방식과 삶의 양태 자체를 바꿔야 하지 싶다.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리고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그런 세상.
모든 사람들이 존재를 의심하지 않고, 타자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거나 자신을 돋보이게 할 대상으로 전락사키지 않고, 존재를 인정하며 사는 세상................이건...몽상일게다.

재미있는 책이라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읽다보면 좀 빠져드는 면도 있고, 생각하게 되는 면도 있고. 뭐 그렇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