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다. 일상으로..
뭐. 그래봤자 여름휴가 다녀온 것이지만. 상반기 내내 준비를 했던 거였구
한달을 미루고, 혼자 가겠다는 계획도 틀고, 애초에 목표지였던 아일랜드도 못갔으나
7박 9일의 영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영국여행. 이라기엔 영국내 세 개의 도시 여행. 자고로 영국여행이면 빌브라슨처럼은 했어야? ㅎㅎ
여행이 좋은 점은 좀 상투적이지만 일상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단 점이다.
평소와 달리 여행만 가면 무한 긍정주의자로 변하는 홍냥. 아마 여행에서의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살아낸다면 훨씬 더 밝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더랬다.
애초에 1월쯤 올 여름엔 영국을 가야겠다고 맘 먹었을 때 내가 생각하고 싶었던 것.
그 시간들 속에서 이루고 싶었던 것들과 전혀 상관없는 생각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돌아와 버렸지만.
나름의 의미는 있는거 같다.
런던에서 에딘버러 가는 그 기차에서.
에딘버러에서 다시 런던을 거쳐 바스로 가는 그 기차에서
낯설면서도 한가로운 시간 속에서
나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까지 음악을 반복해서 들었고.
이젠 괜찮다. 라고 생각이 들 때마다 한곡씩 지웠다. 이제는 다시 담지 않을 노래들.
노란표지의 메모장에 머릿 속에 떠오르는 한정없는 생각들을
마음의 검열을 피해 말도 안되는 문장들로 늘어놓고 반복해서 읽기를 몇 번...
비로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포기하기.
그랬다. 포기라는 단어 말고는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메모장의 이야기들은 블로그에 옮길 수 없다.
어딘가 깊이 상자속에 묻어둘 예정이다. 감추어두어야겠다.
20년쯤 흘러 우연히 발견을 해서
어머나. 내가 이런생각도 했었어? 호호호 이때만 해도 참 순수했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편이 훨씬 재밌을거 같다.
내가 처음으로 '용기'라는 이름을 붙여줄 수 있었던 시간이 조용히 사그라들던
서른 하나 봄날의 햇살. 낯선 곳에서 그시간들을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제야...라고 말 수 있는 것들을 이제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서른 하나 여름. 뜨거운 7월이 오고 있다.
한참이나 많이 무뎌졌고, 이래도 괜찮을 거 같은 생각이 들고.
다 파헤쳐서 니 마음. 내 마음 똑같인 맞춰야만 마음이 맞는거라던 그 생각도 버리고.
흘러가는 대로 시간에 맡겨두고 있다.
여행에서 원했던, 제주도에서의 그런 감은 찾아오질 못했다.
아마도 무난했던 여행 메이트 덕분 혹은 때문일지도 모르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그런 생각들 자체를 하기 싫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올여름은. 다시 정줄 놓을 예정이다.
사실 그저 닥쳐오는 회사 일들을 해내기에도 벅차다.ㅠㅠ
새로 일을 벌이기 보단 적절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봐야겠다.
ㅋㅋ 근데 홍냥 은근 소심했었나보다.
몇 번 해보니까 이제 할 수 있을거 같다. 혼자 해외여행가기.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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