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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홍냥방랑기

[ 여행] 대영박물관


대영박물관


런던에 도착한 다음날 가장 먼저 찾아간 곳.
원래 박물관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뭐 유물 모아놓은게 별건가 싶어 걍 넘어갈까 하다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다 이유가 있어....꼭 가봐.'   라고 말해줬던
mini 의 조언이 기억나서..






대영박물관의 천장.
인상적이었다. 햇살을 가득히 받아주던 격자무늬...

건물의 히스토리야 책을 보면 다 알 수 있는 것이고. 나는 그저 감동을 전하는 정도로 패스...


로제타석


로제타석.....영국이 대영 박물관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바로 그 돌!!!

대영박물관의 유적들. 뻔한 감상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방대한 양에 놀랐고.
다른 문화권의 유물과 유적들을 모자람없이 전시할만큼
한나라의 박물관이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니 씁쓸함도 컸다.

게다가. 무료로 이 모든걸 아무때나 볼 수 있는 런던 사람들이 약간 부럽기도 했고.
갑자기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도 안가봤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더불어. 동일한 지역의 동일한 사람들의 역사일진대 기독교 문화권이기도 했다가
이슬람 문화권이기도 했다가. 이랬다 저랬다.

어디부터가 우리의 역사이고 어디부터가 이웃나라의 역사인가 싶다가
그 나누는 기준이 또 뭘까 싶다가.

재밌으면서도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던 대영박물관.

또....가고 싶다아아아아






하고 싶은 말을 벽에 그리고 돌에 했던 조상(?) 들.
다른 나라의 역사들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전시해놓다니...라는 반감은 잠시 접어두고.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조각 하나 하나를 구경(?) 했다.

지금은 뭐든지 원하면 글과 사진으로 남길 수 있고.
오히려 그런 기록들이 너무 넘쳐나기에 취사선택도 어렵고 기록에 더 무관심해 질지도 모른다.

저렇게 돌에 하나 하나 세길 때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텐데...그 이유는 뭘까?



그리스 시대 사람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남성상.
얼만전에 '과학' 이란 책을 뒤적이다가  <중세인들이 고대인들에게 가졌던 열등감> 이란 표현을 봤다.  대충 고대인들은 자기 잘난 맛에 살았던 사람들 (물론 비율상 대다수였던 노예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였겠지만...) 이라고 생각했고, 중세인들은 종교의 힘에 기대어 거대 자아에 심취한 자들 정도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뭐. 짧은 지식을 가진 자의 편견의 소산이었겠지만. ㅋ

근데 이 문구를 보고 나서, 이 동상을 봤는데.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매번 모든 사항에 대해 자신감 있게 이상적 모습을 찾고, 결정짓고. 자신만만했던 고대인들에게
신 앞의 초라한 인생, 신의 은총 속에서만 삶의 의미를 찾던 중세인들이 열등감을 가지는건
당연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1/3 밖에 보지 못한 대영박물관의 전시품 중 2번째로 맘에 들었던 것....ㅋㅋ










가장 맘에 들었던 파르테논 신전. 

여기서 한참을 구경하느라 결국 보고 싶었던 모아이 상은 못봤다. 
그리스 로마 신화. 시도해볼때마다 그 이름들에 번번히 실패하고 이젠 포기하고 지냈었는데
오디오 가이드 들으면서  전리품(?) 들을 구경하면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안 읽는다는건 어쩐지 상징의 큰 축을 포기해버리는거 같아서.

오디오 가이드 중에 참 걸작이었던 말이..그나마 여기 옮겨놔서 이만큼이나 지금 볼 수 있는거지
그리스에 그대로 있었으면 불나버려서 제대로 보존도 못했을거라는 말.

물론. 화재에서 보호되어  참 어마어마하다 싶은 그 조각물들이 이렇게 남아 내 눈앞에 있는 현실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약탈의 역사가 정당화되는건 아닐텐데...

뭐. 삐딱선 타고 볼거 없이 조금 눈치 빨랐던 어떤 나라가 잘 모아놓은 것이라고.
반에서 1등하는 아이가 노트정리 잘 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서 공유하는 거라고 이해하려고도 하지만. 그래도. 약탈의 역사가 눈 앞에 아른거린다.

서구의 팽창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한다면. 그 다음 필연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