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그녀는 말을 잃고 대신 일상을 얻었다.
유리처럼 바닥이 훤히 보이는 일상은 그다지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다.
어렵게 평정심을 찾은 일상이 솔직히 그렇게 소중하다. 라고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건. 그녀가 이걸 잃게 된다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반드시 깨닫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생을 반드시 밀린 숙제를 해치우는 마음으로 살 필요는 없다.
그리고 과거의 어떤 잘못된 점들을 안타까워 하거나 바로잡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렇게 할수도 없거니와, 그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그녀에게서 다시 일상을 빼앗아갈 것이니깐.
오늘과 내일만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보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