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막./홍냥방랑기

[여행기] 홀로 떠나는 여행-Raos(8) -9/22


2011년  9월 22일 (목)
블루라군
캄푸캄 
 





라오스에서의 하루가 밝았다.
이젠 어느덧 나의 페이버릿 도시가 되어버린 방비엥.....히히.

오늘의 일정은 탐푸캄과 탐짱!
블루라군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고 하는 탐푸캄은 방비엥 시내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고
대부분의 관광객은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하길래 나도 그럴계획이었음.

그러나 어제 함께 캬약킹을 했던 한국인 청년들이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과 함께 블루라군간다기에 나도 합류하기로 했다. 일단 자전거를 타고 대낮에 다닐 엄두도 안나고 사람들이랑 같이 얘기하다 보니깐 혼자보단 여러명이 다니는게 나은거 같기도 하고.



일행을 만나기 전에 배부터 두둑히 채우기.
프렌치 토스트와 수제 요거트. 역시 서양들이 많이 찾는 도시답게 아침 7시부터 베이커리가 문을 열고
이러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평소에 아침 안먹는 홍냥이지만 여행만 가면 왜 하루에 세끼밖에 안되는지 안타까움을 어찌하지 못하는 건 왜인지....와 많다...라고 생각하면서 냠냠 다 먹었다.



일행들과 합류한 후 먼저 들른 곳은 근처 초등학교.
어쩌다 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슈퍼 앞에서 툭툭 아저씨가 세워주더니 학교를 들를테니
과자나 선물을 사라고 한다.
라오스는 아직 경제적으로 발전하지 못한지라 사람들이 학용품 같은 걸 준비해서 학교에 기부를 하기도 한단다. 별다른 계획이 없었던지라 당황스러웠다.

책도 없고, 전기도 안들어오는거 같고, 지저분한 옷을 그대로 입고 있기 일쑤고...
근대식 초등교육 체계가 사실은 아이들의 인권 차원이 아닌, 국민국가를 만들어 충실한 산업화의 일꾼을 길러내기 위한, 대량동원에 적합한 생활양식을 전수하기 위해 세워진 거라고는 하지만
그곳에서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최소한의 교육이라도 아쉬움 없이 받게 된다면
그래서,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넓어진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뭐 이조차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고, 내가 가진 환경 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일테니....

안쓰러운 마음에 포고로 사진 한장씩을 인화해서 선물했다.
저질 배터리로 10명도 못채웠지만....( 차라리 폴라로이드를 살껄 그랬다..)

그리고 후원 아동을 한명 더 늘려야겠다. 마음먹고 다음 장소로 향했다.
(근데 아직까지 못그러고 있다. 술한잔 2~3만원 쉽게 마시면서 한달에 3만원 더 쓰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얍삽한 홍냥이다....입만 살은..)




이곳이 바로 블루라군.
깊이가 무려 5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등발 좋고 수영할 줄 아는
많은 서양아해들은 줄 잡고 떨어지고
다이빙하고 즐겁게 놀았지만
소심한 홍냥.
발이 닿지 않는 물으로
다이빙할 용기따윈 애초에 없었고
튜브를 빌려서 아쉬운대로 물장구 놀이 정도....

발이 닿지 않는 물속에 들어가서 논건
처음이었다.

착한 한국청년들이 사진도
많이 찍어 주었다. ㅋㅋㅋㅋㅋ
쌩유..



다음 장소는 캄푸캄.이라는 동굴에서 바라본 방비엥 전경이다.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다.






동굴구경까지 마치고 일행들과는
바이바이했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 사먹은 길거리 군것질.
이름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는 거랑
비슷한 군것질거리들이었다.
풀빵과 만두 ㅋㅋㅋ


게스트 하우스의 귀여운 딸내미들.
똘망똘망한 그녀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라게 될까?

여행자의 눈에.
그리고 자연풍경으로 인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골도시의 단면만 본 나같은 사람에게.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그들의 삶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시에서 자라나고 살아온.
수많은 자극들과 교육의 기회를 향유하며 살아온 나는 별다르게 다른 꿈이란게 있었던가? 싶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문뜩 조금 슬픈 기분이 들었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삶이라는 걸. 산다는 걸 생각해보면 참 하잘 것 없고. 초라하고 그렇다.

부자로 살든.
가난하게 살든.
꿈을 이루든.
꿈이 없든.
만족을 하든.
불평을 하든.
산다는 건 다 부질없는 거 같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저 구차하지 않기만을 바랄뿐.

서울에서의 바쁜 일정이 언제적이었냐 싶게
한가로운 여행에서의 일상이 적응되기 시작한 지금.
홍냥의 첫번째 비행기 타고 홀로 떠나기 일정은 끝나가고 있다.
이제 한 밤 더 자고, 비엔티엔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나면
다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한다.

과연. 이번 여행은 홍냥의 일상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
아무래도. 다시 떠나고 싶어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