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20113000573
한비야가 7급공무원이 꿈이라는 대학생을 때렸다. 라는 자극적 기사다.
뭐 아마 어깨정도 툭 하고 치면서 왜 고작 꿈이 그거야? 라는 식으로 얘기했을 거 같다.
오늘 지선이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니 각자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각자의 삶을 사는 거라는게 더 맞는 말인거 같다. ㅎ
호기롭게 떠나고, 꿈을 꾸고. 인생을 즐기고 그것도 삶의 한 방법이지만.
공무원이 되어서 안정적으로 삶을 유지하는것도 삶의 한 형태일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혹은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여유조차 없다는 것이고.
그건 개인의 욕심이나 혹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점점 계급이 고착화 되어 가고. 삶의 선택지들의 줄어가고. 한번의 실패가 인생을 나락으로 까지 밀어버리는 사회 속에서
개인은 삶이 아닌 생존을 고민하고 선택하게 된다.
한비야 같은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다. ' 나도 이만큼 어려웠지만 이만큼 극복했고 그래서 이만큼 잘했다구' 라고.
하지만 그런 생각은 MB의 '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말이지...' 와 다를 바 없다. 폭력적이다.
사회의 수준은. 사람들이 얼만큼 많은 선택지를 갖느냐.
그리고 그 많은 선택지들이 얼만큼 조화롭게 서로를 존중하여 어우러져서 사느냐.
마지막으로 실패했을 경우에도 최소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있느냐. 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많은 20대들이 공무원을 꿈꾸는건. 그들의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의 문제다.
때문에 윗세대는 혼내기 전에 미안해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 나는 이석원의 의견에 동의한다.
꿈을 꾸지 않는 걸 실패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도 웃기다.
탄생의 순간부터 고통의 연속인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웃기도 하고, 순간순간 행복감을 느끼며 사는 거조차
기적이고 감사한 일인거다. 굳이 무엇인가가 되지 않더라도.
한비야가 진짜 뭐 그 대학생을 폭행 수준으로 패지야 않겠지만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본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20대들을 조금 더 안쓰럽게 여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