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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잡다감상문

[독서]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http://09book.tistory.com/11

'인생의 멘토나 롤모델이 있어?' '....'

서울에서 태어나, 공부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엘 입학하고,
졸업해서 대기업에 입사해서 4년차의 삶을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홍대리. 이게 나의 지금의 정체성이다.

틈틈히 사진도 찍고, 악기도 배우고, 자전거도 타고, 여행도 다니고, 공연도 보고, 음악도 듣고.
(생각보단 많은 일을 하는군.) 일상을 즐기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허전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10대때도 그랬고, 20대때도 그랬고, 30대가 시작한 지금도 그러하다.
'이건 아닌데....줄지어 운동장을 도는 아줌마들처럼, 출근길에 허겁지겁 뛰어가는 넥타이맨들처럼 그렇게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살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는 이런 삶을 내가 원하는건 아닌데.
난 어디로 가야하지?'
라는
의문과 고민을 가슴 속 한구석에 고이 고이 잠가두고, 긍정의 가면을 쓰고 삶의 갈증을 숨긴다.

이건 내 개인의 문제만은 아닐게다.
힘들게 회사에 입사한 이후에 많은 지인들이 더더욱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니 원래 많다. 원래 10대에 혹은 20대에 치열하게 고민했어야 하는 그 무엇들이었음에도. 손에 쥐고 있던 쥐꼬리만한 그 무언가를 내려놓지 못해 어.어.어.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서른이 되어 다시 사춘기를 겪는 나의 소울메이트들. 더불어. 배부른 투정이라는 혐의까지 뒤집어 쓴채로...

그런 우리들에게 작가는 이런 삶도 있다고,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날선 자아를 굽히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뼛속까지 자유롭게, 치맛속까지 정치적으로...

내가 지금 나의 상황과 현실을 100% 부정하고, 막연히 지금이 아닌 다른 삶을 꿈꾸는건 아니다.
그건 그저 칭얼대는 어린아기와 같은 마음일게다.

그녀는 말해준다.
깨어있기를. 그리고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 내 딛어도 된다는 것을 .

30대를 시작하고 서른을 반쯤 보낸 나는, 잠들어가고 있는 나를 깨우고,
생명력있는 삶을 위해 한걸음 나아간다. 그녀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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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투자할 시간, 투자할 돈, 그렇게 해서 딴 학위가 나에게 확실한 미래를 보장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더 분명하고 안전한 선택을 매순간 계산해야 한다면, 한 순간도 인생은 나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 불만은 터뜨리고 욕망은 충족시키면서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이다. 그러나 내가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진정한 나의 욕망인지 아니면 모두가 욕망해야 하는 것이라고 정해진 일반적 욕망의 리스트일 뿐인지를 가늠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p.100)

 - 나의 진정한 욕망을 파악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한우물'이데올로기의 강박으로부터 탈출이다. '한우물을 파야한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금과옥조이다............그러나 한 우물파기 싫으면 어떡해야 하는지, 그 우물에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어떡할 건지에 대해서는 답해주지 않는다. 다행히도 자기가 처음 파기 시자한 우물에서 계속 재미있는게 나오면 좋겠지만,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은가......집단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한 영역씩 맡아서 한우울믈 죽어라 파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각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건 어쩌면 지루하지 짝이 없는 인생일 수도 있다. 난 이거대한 사회의 나사가 아니다. 나 혼자서도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구성할 수 있다. 여러 우물을 파면서 세상의 모든 재미를 두루 즐기면서...(p.163)

- 최근들어 깨달은 좌와 우에 대한 가장 명확한 정의는 전자는 생명을 지행하고, 후자는 죽음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정신의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조화로운 상생을 꿈꾸며 꺠어있는 존재가 좌파라면, 텔레비전 앞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일찌깜치 자신의 영혼을 무덤 속에 파둑고 보수 언론의 선동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생태를 파괴하는 것이 발전이라고 믿는 쪽이 우파다. (p.2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