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막./잡다감상문

[독서] 간단메모




그동안 좀 바빠서 거의 정리를 못했다. 이제와서 새삼 정리하기도 귀찮고. 메모정도로.

1) 장정일의 공부  @ 랜덤하우스 by 장정일
인문학과 글쓰기 공부를 해볼까 하는 마음에  몇권의 책을 구매했었다.
생각의 오류.즐거운 글쓰기,건방진 우리말의 달인.. 등등의 책들과 함께.
이름만 익숙하지, 그의 영화나 책을 본 적이 한번도 없는 '무식한'홍냥.
발췌독 기법으로 대충대충 책을 읽는 평소의 습관을 고치고자 한줄 한줄 정성들여 읽었더랬다.

이 책은 장정일의 독서감상문이다. 다만, 책 한권에 감상 하나. 라는 분절적(?) 감상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대해 궁금해지면, 그 주제에 대한 책을 여러권 읽고,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공부'라는 제목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미 기본 지식이 박식한 그는,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걸 모두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자신이 읽은 책에서 새롭게 얻게 된 지식들과 그것들을 읽는 동안 자신이 사유하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읽다보면,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공부' 라는 걸 하는 것이구나. 라는 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만에 나의 독서욕구를 불타오르게 했던 책.
(그러나 그 욕구는 책 마지막 페이지와 함께 사라지고.......ㅎㄷㄷ)

2) 김형경의 좋은 이별 @ 푸른숲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대학 때 이 책을 읽고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물론 지금은 책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작가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내면을 까발리면서 소설을 쓸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아마 내가 여자 작가들의 책을 작가별로 읽게되었던 첫번째 계기가 그녀의 소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한동안 그녀를 잊고 있다가, 한겨레 신문에서 <형경과 미라에게> 코너를  읽으면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여전히 가해자는 없으나 피해자가 되어버린 여성들의 상처에 대해 담담히 다독여주는 그녀의 글을 따뜻했다.
그러나 원래 한 사람에게 집착하면 질리는 법 <천개의 공감> <사람풍경> 을 끝으로 그녀의 책을 더 읽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녀가 변한게 아니라, 이제 그녀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잘 살만큼 내가 괜찮아져서....

그.러.나. 그와 헤어지고 젤 먼저 한 일이 그녀의 신간을 사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남녀간의 이별을 한 사람에게 딱 들어맞는 그런 책은 아니다. 어떤 형태의 이별이든. 상실감에 직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상실감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게 죽음으로 인한 가족간의 이별이든. 갈등에 의한 이혼이든. 끝난 사랑으로 인한 헤어짐이든. 자가의 외피가 약한 사람들은 그 이별을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그로 인해 가지지 않아도 되는 2차. 3차 상처를 스스로 만들어간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히 말한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이별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별 후의 상실감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니 잘 견뎌보자고.........이미 그녀의 책에 익숙해진 내게 큰 감동을 주는 책은 아니었지만, 자칫 평소의 습관대로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질 뻔 한 내게 적절한 안전대가 되어 준 책이다.

3) 로쟈의 인문학 서재...인문학 세상을 읽다....
       - 읽다 만 책...과연 홍냥은 올해 인문학 공부를 할 수있을 것인가....
   1Q84 
       -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읽고, 재미있게 읽었는데....말하려고 하는게 뭔지....아직 완결이 아니니까....후후훗

4) 두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 위즈덤 하우스 

임진평의 에세이. 2년전에 제천음악영화제에서 동일한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버스킹이란 단어를 처음 알았고, 아일랜드란 나라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일본 옆에 있는 그저 그런 쬐끔한 나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나도 아일랜드를 그냥 영국옆에 있는 나라.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전통과 현대가 이음새없는 옷감처럼 사람들의 삶 속에서 부드럽게 흐르는 걸 보면서 부럽단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우리 전통음악을 들으면 졸린 건 
분명, 일제에 의한 전통의 단절 때문이었다고 투덜거리면서 말이다. 그리곤 아일랜드에 한번쯤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물론. 예전에 켄로치의 <보리밭은 흔드는 바람>을 보고 나서도, 아일랜드역사에 대해 공부해야지..라고 생각만 했던었으니 이번에도 생각에만 그칠지도 모르지.....

BUT!!!!!!!   난 올해 아일랜드에 갈 것이다. ㅋㅋㅋ 여름휴가로......그러니까 꼭 더 공부해야지.

5) 타워 @ 오멜라스. 배명훈

작년에 신간소개코너에서 보고나서 읽어봐야지..라고 생각만 했던 책.
소설책 이외의 책을 사는데 재미붙여 ( 읽는게 아니라..사는데...ㅠㅠ)  소설책을 사는게 어쩐지 껴려지는 요즘이라서 못읽고 있다가, 동네 도서관에서 '신간' 코너에서 발견하고 낼름 빌려왔다. 

빈스토크라는 초고층 건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꾸러미다. 
<술> 이라는 암묵적 화폐의  흐름을 통해 권력의 흐름을 파악하는 <미세권력 연구소> 이야기.
빈스토크로 일하러간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빈스토크의 사설용병 교육을 받는 어떤 남자 이야기.
해묵은 진보와 보수의 논란을 빗댄 <수평파> 와 <수직파> 의 갈등..
그저 웃어넘기기엔 지금의 모든 상황에 대입해 생각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들은 조금의 씁쓸함마저 자아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