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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잡다감상문

[영화] 바스타즈

쿠엔틴 타린티노 감독.
종종 영화 잡지를 사서 보는 까닭에 그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그의 영화를 본 적은 없다.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킬 빌> 등등.

근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의 영화를 찾아서 보고 싶어졌다. 그의 유머감각이 꽤나 맘에 들었다.

이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나치의 지배하에 있었고, 프랑스의 유태인들은 나치에 의해 잔인하게 학살당하고 있었다.
( 세계사 지식은 책을 읽음과 동시에 휘발시켜버리는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홍냥이었지만, 이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 읽고 있던 <장정일의 공부> 에서 소개하는 4번째 책이 바로 프랑스와 독일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었기에 반갑게 더 집중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ㅋ )

영화는 크게 세 개의 축으로 해서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1. 쇼산나
1940년 프랑스에 살고 있던 유태인 쇼산나는 독일장교 한스린다에 의해 가족들을 잃고, 가까스로 탈출한 후 프랑스인으로 위장해서 삶을 살게된다. 영화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고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으로 극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2. 한스린다 장교
나치 장교. 유태인을 색출하는게 마치 인생의 목적인 사람처럼 치밀하고 무섭게 그의 임무를 수행한다. 그는 그 특출난 능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게 된다.

3. 알도 레인 중위
미국인 중위. 바스터즈 란 비밀 조직의 대장이다. 그들은 신출귀몰할 실력으로, 잔인하기로 말하면 둘째라도 서러울 나치군인을 잡아 죽이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이 세 가지 축이 질주하듯 영화를 이끌면서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바로 쇼산나의 극장에서, 나치군의 거짓선동의 대가 괴벨스의 영화를 상영하게 된다. 이 시사회에 당시 나치체제의 중요 인물들이 모두 모이고, 특히 히틀러도 직접 관람하기로 한다. 그리고, 알도레인중위가 이끄는 바스터즈는 이 극장을 폭팔할 임무를 맡게 되고, 동시에 쇼산나는 복수를 위해 시사회 상영 중 극장을 불태우리고 결심한다.
세 개의 힘이 만나 영화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박감 있고 유쾌하게 전개된다.

B급 영화의 대가로 불리우는 감독답게, 시종일관 영화는 유쾌하게 흘러간다. 
비장미 넘치는 음악과 예능프로에서나 나올법한  등장인물을 가르키는 자막의 조화는 그 자체가 재미고 유머였다.
모두가 모두를 죽이는 PUB 의 총격신도, 쇼산나가 졸러에게 총을 맞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강렬하고 인상깊었던 건, 괴벨스 영화 속의 졸러의 표정과 극장에서 이미 타죽을게 뻔한 나치들에게 무자비한 총질을 해대는 바스터스 요원(이름 기억안남...) 의 표정의 일치성 이었다. 
역사는 분명, 어느 한 쪽을 가해자요, 다른 쪽을 피해자 혹은 정당방위 행위자로서 판단하고 묘사하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그 둘의 표정은 광기어린 미친 사람의 표정 그 것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고, 그런 측면에서 결국 같은 것들이었다. 영화는 이렇게 전쟁이란 것 자체를 비웃는다.  (물론 감독이 이걸 의미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 ㅋ)
때문에 영화 말미에 보이는 광기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던 자극적이고, 잔인한 그 어느 장면들보다 더 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더랬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강추다. 물론 브래드 피트가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럴가치가 있지만. ㅋㅋ
브래드 피트의 연기 스타일도 맘에 들었고, 한스 대령으로 열연한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도 압권이었다.
시대적 배경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영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밌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이 아쉬울정도로 ㅋ

보너스. 지식채널e  <괴벨스의 입>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2012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