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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잡다감상문

[드라마 감상] 여인의 향기 - 끝. 그러니깐 절실.




여인의 향기.
연재가 울면서 그랬다.

살면서 이렇게 설레이는 사람 만나기 힘들거 같다고.
그래서 보고 싶으면 보고 만나게 되면 만날꺼라고.

32년 인생.
나에게도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인연들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연재가 울면서 혜원에게 말하던 그런 조급함과 설레임이었던.
어떤 사람들. 이 생각난다.
어떤 사람. 이 아닌 어떤 사람'들'.

그렇다. 한 사람이 아니고 두 사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그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유일성'은 사라졌다. 훗. 
 
아이러니하지만.
나는 그 두사람과는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지 못한 채
짧은 시절인연이 끝나고 말았다.

그 끝자락에서 나는.

우이동과 서울역.
나는 다른 장소에서
5년의 시간차를 두고
서로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다.

"내 마음 속에 너를 담아둘께.. 지금의 설레임으로."

시간은 흘렀고.
나는 그들을 잊은 건 아니지만.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지만. 다시 만나서 일상을 공유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관계로든.

돌이겨 생각해보면.
그 때의 절박했던 마음은
너도 알고 나도 알던 그 끝. 때문이었다.
아닌 척 했지만. 끝나야 하는 이유와 그 시점까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던 사랑.

뭐. 그래서 그 때의 사랑이
그 끝 때문에 확대되어 보였지만 돌이겨보니 별 볼일 없었던 과거였단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 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관계였더라면 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와 나 사이에 사랑의 총량이 정해져 있었던 거라면.
좀 더 긴 시간속에 그 감정들이 나누어져 쓰였더라면.
그렇게 버겁고 어려운 시간은 아닐 수있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
어설프지만 소중했던 나의 한 페이지. 인정.
그리고 지금은 그냥 추억.


어제 드라마를 보면서.
'연애할래요?' 라고 힘겹게 말을 거내는 연재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그녀를 향해 이미 마음이 향해버린 지욱의 절박함이.
어떤건지 너무 잘 알겠어서.
마음이 아팠다.

이제
그녀는.
그들의 사랑을 통해
인생의 마지막 자락을 외롭지 않게. 허무하지 않게. 허전하지 않게 마무리할 것이고
그는.
매사에 모든 인생에 흥미가 없어 대충 살던 그는.
생의 한가운데 들어서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인생의 한페이지를 충만하게 채울 것이다.

슬플게 뻔하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는.
그 사랑이 그들의 삶에 가져올 변화가 궁금해서.

비록. 그녀는 죽겠지만.
죽지 않는다고.
계속 뭔가를 가지게 된다고.
그게 의미있는 건 아니니깐.

그런 의미에서. 오진이었다거나.
혹은 기적적으로 회생했다거나. 하지말고.
정해진 시간만큼 연애하고.
연재가 죽는 걸로 끝났으면 한다.

근데. 우리 의사 선생님의 허전한 마음은 누가 채워주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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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거의 그들 덕분에 
명치 끝이 아리다. 라는 말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삶에 절대적인 명제란 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음을 말할 수 있는 인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건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시절인연 덕에
거짓말처럼 마음 속이 아우성들이 사라졌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이런 의미일까?

더이상 인생이 외롭지 않다. 훗
그래서 나는 살기가 너무 편해졌다.
그래서 더 살이 찌는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명작렬)

그들의 내 인생을 채워준 것 처럼.
나도 그들인생에 아름다운 한 때였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의 시절인연은
한 시절이 아닌  남은 시간 전부를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