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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중국출장 7/8~7/13

첫 출장을 다녀왔다.

임무는...새로 문을 연 고객사의 중국 공장에 ERP 교육해주는 것?

해외 주재원. 을 부러워 해본 적도 없고, 해외에 나가서 개척정신(?) 을 가지고 일해 볼 마음도 없었던 터라

출장을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출발 전날 아시아나 비행기 사고 소식을 듣고

 추적 추적 내리는 빗 속에 서 있는 비행기를 타자니 쫌 찝찝한 생각도 있었으나

 뭐.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내 운명이려니 라고 생각하면 또 별거 아닌거 같다.

 출장인데도 낯선 곳에 가는 건 좀 설레였다

 

 

 

 

 

내가 출장간 곳은 정확히 상해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남통이라는 곳이었다.

숙소는 공장과 20분정도 떨어진 나름 번화가에 있는 호텔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조식을 먹고 공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일을 하다가 공장에서 저녁까지 먹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

갑자기 전기가 나가 호텔로 급히 피신(?) 하여 교육을 하는 등의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무난한 출장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의 변화랄까?

내가 안달복달 한다고 해서. 왜 남들이 빨리 안하냐고 닥달을 한다고 해서 일이 진척이 되는 건 아닌게다.

일이 늦어지는데는 그 나름의 이유와 상황이 있다. 나만 빨리 끝냈다고. 정리 다 했다고 끝낼게 아니라

일이 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를 계속 생각하고, 작은 이슈가 큰 이슈가 되지 않도록 처리하고....무엇보다. 일이 발생했을 때

잘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나의 가장 큰 한계지만...) 실수하지 말고

 

 

 

 

 

호텔 조식. 공장 밥. 매일밤 두캔씩 마셨던 칭따오. 그리고 안주들.

같이 출장 가셨던 분들이 다 남자분들이기도 했고 (내가 남직원들 사이에서 술마신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다른 파트 분들. 혹은 고객사 분들이었던 지라 밤마다 숙소에서 곱게 혼자 술을 마셨다.

원래. ㅠ 저녁 먹고 나서 스트레칭을 하며 다이어트를 위한 몸 상태를 만들고자 했으나

1,000원 밖에 하지 않는 가격과, 캔을 땄을 때 들리는 그 청량한 소리의 유혹을 이길 수가 없었다.  

 

 

 

공장 사진

 

 

창문 밖으로 보이는건 바다가 아니다. 책에서만 읽었던 양쯔강이란다.

수평선이 보이는 강이라니. 괜히 대륙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시대는 가고. 이제 중국이 패권을 장악할거라는 이야기.

그룹사는 중국을 내부 시장처럼 개척할거라는 이야기.

다 그러려니 하며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며 살고 있지만.

그리고 아마도 여전히 앞으로도 그렇게 살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이 가진 힘이라는게 다르긴 다르겠구나 라는 생각은 들었다.

 

 

 

  

 

 한국 오기 전에 상해에서 하룻밤 묶을 수 있었다.

 상해의 한인거리에 있는 호텔에 묶은 덕에. 오랫만에 한글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주재원으로 나오는 고객사 과장님은 가족들이 같이 나와서 가족들은 상해에 있다고 해서

 대단하다..라고 했더니 이 한인거리에선 중국어 못해도 살 수 있단다. 

 정말 그럴거 같다. 수원 왕갈비. 무교동 낙지, 카페 베네 등등.

 

 그리고 중국 가면 모두가 받고 온다는 그 마사지를 나도 받았다.

 무릎위까지만 해주는 전통 마사지와 발마자시 2종류 함께 받았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3만3천원 정도.

 우리나라에서 받는다면 티몬가.정도? ㅋ

 

 

 

 

 

 

돌아오는 날 비행기가 오후였던 덕에 상해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예원  2곳을 구경하고 왔다.

 

헌법 전문은 아래와 같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  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7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19871029

 

( 예전에 헌법 공부할 땐 잘 몰랐는데 요즘에 돌이켜 보면, 87년도 민주화 항쟁 의 내용이 구구절절히 잘 반영되어 있는 법이 아닌가 싶다.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변경하기 위한 헌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거 같은데 요즘처럼 수상한 시절에 헌법 개정을 하다간, 이미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나 우리가 누리고 있지 못한 권리 조항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무섭다.)

 

헌법전문에 우리 나라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정의하고 있건만 뉴라이트는 자꾸 건국일을 지정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부정하려고 하고 있다.  친일운동했던 과거가 부끄러운건지는 알긴 알고 있다보다. 

 

참고

http://taibale.tistory.com/976?top3  : 내가 알고 있는 역사를 모두 잃어버리는 기분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616163407271   : 뉴라이트 역사교과서가 온다.

 

 

       

 

  

 

 

 

예원.

10호선 1번 출구로 나가면 연결되어 있다. 근방이 다 상관이라서 예원 입구를 찾는게 쉽지 만은 않았다.

명나라 관료가 무려 18년동안 부모를 위해 지은 중국식 정원이란다. 눈에 띄는 모든 풍경이 아기자기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면서도

아기자기라는 표현을 하기엔 좀 크다. 중국 정원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아름답다고 평가를 받는 정원이란다.

 

그치만. 이 정원을 모두 다 지었을 때에 부모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그 관료도 완공 후 얼마 안 있다 병으로 죽었단다.

참 아이러니다. 시작은 부모를 위한 것이었을텐데. 아마 진행되면서....시작했기에 못 끝낸게 아닐까?

 

  

 

 

 

예원 근처 상해 거리 사진이다. 새로산 카메라를 두고 가는 바람에 아쉽게 핸드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런대로 중국 분위기가 난다.

 

살다보면. 평생 해볼 것 같지 않은 일, 가볼 것 같지 않은 곳에 갈 일이 많이 생긴다.

그 낯설음을 즐길 성격은 못되지만, 그렇다고 굳이 어색해거나 어려워 할 필요는 없다.

그냥 꾸역 꾸역 살다보면, 낯설음이 일상이 되기도 하고, 아니면 꾹 참고 나면 그 순간들이 지나가기도 한다.

 

어차피 하던 일의 연장이었던 출장이고.

내가 메인으로 뭔가를 크게 해야 하는 건 아니여서 큰 스트레스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첫' 출장이었고, '첫' 중국 방문이었으니깐 기념으로 길게 포스팅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