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울증의 폭발. 인정하자.
아마도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게다. 내가 손꼽을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있을수도 있고
아니면 나도 모르게 나를 짓누르는 어떤 이유가 있을수도 있고.
안정하자. 다시 돌아온 울증의 시기다.
그리고 솔직히. 이건. 그닥 걱정은 안된다. 잘 돌아올 수있는 믿음 정돈 있다.
근데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아니. 경험은 했으나 결국 실패했던
어떤 기억들로 점철된 무서운 관계가 나를 다른 각도에서 어려움으로 몰아넣는다.
울증일 때 연애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나에겐..내가 요즘처럼 침체기일 때 연애 관계를 최악으로 이끌어간 경험이 있다.
나는 상대방에게 나의 울증을 설명하고 인정받으려 노력해왔다.
오! 같은 멘탈을 가진 인간이 아니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 상념들.
나는 멘탈의 문제를 공유하지 못하면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부류의 인간이었고
멘탈의 일치화가 연애의 목적이라고 까지 생각했었다.
때문에 나의 울증에 장단맞춰주지 못하는 상태에게
심각한 컴플렉스(나의 울증은 사실 컴플렉스의 대폭발의 다른말이니.....)와 서운함과 불안함을
느끼곤 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불안을 키우고. 불안함은 불안을 키우고.
결국 멘탈의 불일치는 나에게 세상에 홀로 버려진 갓난쟁이의 불안함을 느끼게 만들고 말았다.
비굴함마저 느꼈던 설명의 시간. 어리석음.
나는 결국 불안함이 자극하는 컴플렉스를 이기지 못하고 관계를 부셔버렸다.
뭐 물론. 연애의 파국이 내 개인의 문제였겠는가. 뭐 나 혼자만 미친년이었던건 아닐테고. ㅋ
그러나. 결과적으로 나의 울증이 균열의 시작을 불러일으킨건 인정해야겠다.
균열을 수습하지 못한건 쌍방과실이겠으나 말이다.
나의 불안한 심리적 여정을 온통 함께 하자고 졸라대던 기억....
끝을 뻔히 보면서도 아우토반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질주하던 20대...
결국 조르다가 지쳐 정작 중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관계는 끝나고 나는 혼자 남고.
그럼 나는 원래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처럼 혼자임에 안심하고......
마치 원래의 목표가 혼자가 되는 사람이었던거 처럼....
지금 생각해도 정말 한심한 자기 연민의 결정판이다.
20대의 나보단 30대의 나는 확실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그걸 의심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한정없어 보이는 우울함이지만. 굳이 바닥까지 가지 않더라도 다시 괜찮아 질 것도 안다.
그정도는 할 수 있다. 그래서 우울함 그 자체는 걱정이 안된다.
20대 후반을 온통 그 에너지 만다는데 쓰지 않았던가. 혼자서 밖에 할 수없는 일이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울증의 시기에 연애는 두렵고 어렵다.
설명하지 않아도 그가 내 옆에 있어줄거라는 걸 머리로는 안다.
근데 자꾸 설명을 하고 확인을 받고 싶어한다. 자꾸 자꾸 균열을 만들려고 한다.
아니 더 무섭고 두려운 건. 그에 대한 내 믿음이 신기루일 때 내가 느끼게 될 상실감이다.
혹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내가 그를 외롭게 만들어 그가 지칠까봐 겁이 난다.
그래서 자꾸 미리 설명하고 싶어진다. 근데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꼬인다. 불안하다.
이 불안함은 예전과는 다른 패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지금 나는 관계에 있어 최악의 실수를 하기 직전.
아니 어쩌면 이미 실수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다.
......
어차피 인생은 철저히 혼자이기 때문에 내 모든 감정선을 누군가와 함께 할 수는 없다.
그게 아무리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절절한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정신을 차리고. 나에게 집중하자.
(투정이겠지만) 견딜 수 없는 삶의 무게를 내가 스스로 인정할 시간을 내게 주자.
이런 내가 그를 외롭게 만들어 그가 떠나버릴까 고민하는 건 그만두자.
내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는 외롭지 않을 수 있다. 아니 그는 외로워도 나를기다려 줄 것이다.
아니 외로워서 기다리지 못할 수도 있다. 아니 그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할 수있다.
그냥 시간을 믿고. 흐름을 거스르려고 하지 말자.
결과가 뻔한 실수를 저지르지 말고.
한번도 해보지 않았으나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방식으로 걸음을 내딪어 보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는 잊지 말것.
그럼 나는 이제 지금의 울증을 수습하는게 먼저다.
낯선 내 모습이 당신을 외롭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요 며칠 계속 꼬이기만 하는 우리 관계를 당신도 느꼈을 것이다.
당신은 내 이야기를 들을 여력이 없고
사실 그보다. 나는 내 멘탈을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다.
그건 내가 극복해야할 내 컴플렉스고 감정의 기복이니깐.
당신이 세밀하게 나를 관찰하고 적재적소의 말을 던져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거쯤은 나도 안다.
그저 우린 너무 다른 사람들일 뿐이다.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된다. 믿음 과 배려.
그래도 우리에겐 시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깐.
시간에게 우리를 맡겨보련다. 나는.
그래도. 나는. 당신이 기다려주길 바래. 사랑하니깐.
같은 실수를 또다시 할 뻔 한 나는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게 또 다른 실수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미리 걱정해도 소용없는 것이고 해결 방법도 없다.
그저 시간이 흐른 후 알게 될 뿐.
이로서 내가 가진 강박관념을 하나 또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