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두살쯤.
처음으로 혼자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훗.
모험을 못하는 겁쟁이.
스물 다섯쯤.
혼자서 고속버스를 타고 남쪽지방으로 내려갔었더랬다.
물론 연수 중이던 친구의 숙소로 향하는 길이었지만.
하룻 밤
해인사 앞에서 민박집에서 혼자 막걸리를 시켜 마시고
잠을 자려는데
민박집 앞을 흐르던 계곡 물소리에 조금은 무서워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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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계속 증명해야 하고
스스로를 위로해야 하고
인정해야 하던 시간들.
그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연애를 하고
내가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옆에서 마음편히 살아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는 녀석 덕분에
나는 날카로움을 내려놓고 마음도 몸도 둥글게 변해가고 있다. (메롱!)
이 와중에
아무도 잘 가지 않는 나라.
뭔가 튀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이유는 뭘까?
솔직한 마음으론
몇시간 뒤의 비행기를 타기 싫은 마음이 크다.
무섭다.
길을 잃을까 무섭고.
말이 안 통하는게 무섭고.
낯선 그곳에서 숙소에서 잠만 자다 올게 무섭고,
역시 난....이라고 생각하고 돌아올까 무섭다.
그 무서움은 가득찬 배낭으로 들어났다.
DSLR /콤팩트 디카 / 포고 / 음악으로 가득 채운 MP3 /
몇번이고 시도했다 실패한 그리스인 조르바/ 수영복 / 노트/ 볼펜/ 지도/ .....그리고 몇 벌의 옷.
훗.
가지 말까?
안간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할텐데.ㅎㅎㅎ
마이까!
무슨 일이야 있겠어?
있으면 뭐 어때?
그것도 인생인 것을.
뭉개지는 것 같은 일상에 굵은 선을 하나 그을 수 있는 시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