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백화점은 물건을 사러 나온 아줌마들로 가득하다.
명절을 목전에 둬서 인지ㅡ 북적북적.
동네 공원과 도서관에는 책 읽은 할아버지 들로 가득하다.
신문도 보고, 책도 읽고.
가볍게 산책하는 유모차를 끄는 젊은 엄마들.
동네 롯데리아는 흡사 사랑방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임(데이트?)
하교길에 드른 학생들.
수다 삼매경 아줌마들.
그리고 지금은 할리스.
주말에는 가득한 이곳은 한산하다.
늘 회사에 같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바라보며,
비슷한 일들을 처리하고,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들을 보낼동안
지구상에서는 동시에 70억개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각각의 24시간
을 이어붙여 하나의 시간으로 만든다면.
우주의 태초로 가 닿을 수 있으려나.
나라는 프리즘을 통하여
내 앞에 펼쳐지는 내 순간들은 그 자체로 유일하고 특별하다.
불안을 피하려고 하는 순간 삶은 어렵고 무겁고 예민해진다.
불안은 삶 그 자체다.
누더기 같은 겉치레들로 이루어진 시간들을 벗겨낼 순 없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유일한 내 삶을 자포자기 할 필요도 없다.
불안으로 동요하는 꿈 속의 나일랑 잘 달래주고
기꺼이 즐겁게 살아주면 될 것 아니냐.
내가 보내는 평일의 시간들도, 주말의 시간들도.
여러 개의 날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