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 사정은 정말 겉으로 봐선 모르는거야. 다들 좋아보이지만 말이지...
얼마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어떤 연인이 참 애틋하게 헤어지더라구. 그래서 참 많이 사랑하는 사이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여자랑 헤어지고 나서 남자가 친구랑 통화하는 걸 들으니 그날이 이별하는 날이었고, 마지막으로 본 날이었었나봐. 그냥 보기엔 참 사랑하는 사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지...다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사는거지 싶더라....."
얼마전 어떤 친구가 해준 이야기.
어쩌다보니. 요 며칠.
이런 저런 사람들의 속 사정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예전과는 다르게. 자기 자신의 어떤 내면적인 문제보다는. 대부분 관계에서 오는 갈등들.
아마도. 정말 서른을 넘기고. 완연히 어른의 세계에 들어선 상황 변화 덕분이지 싶다.
역시 가장 가까운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고. 어떻게 해결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어서
속상한 이야기들....사랑이야기. 혹은 가족 이야기.
# 서른 하나인 딸이 시집을 가지 않고 있다고 해서 아버지는 왜 인생을 실패했다고 말씀하실까?
아버지 입장에선. 물론 딸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지만. 지금 딸이.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면 안될까?
# 그녀를 사랑한다면. 조금더 그녀에게 확신을 주면 안될까? 그는 왜.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결국엔 포기하고 마는 걸까? 그는 그저. 상황을 피하고 싶은것에 불과할 뿐.
# 돌려말하지 말고. 그냥 궁금한 걸 딸에게 물어보면 안될까?
자신의 인생을 딸의 인생에 감정이입하지 말고. 그냥. 그녀의 선택을 지지해주면 안될까?
엄마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딸을 속박하는 건...어쩔 수 없는 모녀관계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
삶은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고.
그걸 현명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잘 받아들이고. 극복하면서 살아가는게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생각보다 잘 대처하기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런 갈등과 문제상황들은. 갈등의 요인이 되었던 상대방의 성격 혹은 선택이 변하든
아니면 내가 상대의 요구에 순응을 하든 그렇게 해야만 결국 끝이 나고 상황은 정리가 된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이란 결국 각자의 인생이기 때문에 쉽게 접을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나의 선택은 되도록이면 어떤 갈등 상황에도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되도록 요구하지 않고, 되도록, 강요하지 않고, 되도록, 원하지 않고.
하지만. 갈등은 피했을 지언정. 대신 나는 내 삶을 잃었다.
결국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기로 했고. 아직까지는 이런 나의 선택들 때문에
어떤 갈등 상황에 처한 적은 없다. 물론. 나라는 사람 자체가 지극히 안전지향적이고 겁이 많은 탓에
누구를 자극할 만한 선택을 하지도 못하지만 말이다. ㅋㅋ
갑자기. 또다시 사는게 너무 슬프고. 어려워졌다.